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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m 연습장서 키운 큰 꿈’ 결전 앞서 초심 떠올린 박성현[김종석의 TNT 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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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m 연습장서 키운 큰 꿈’ 결전 앞서 초심 떠올린 박성현[김종석의 TNT 타임]

김종석기자 입력 2019-06-20 14:49수정 2019-06-20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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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전을 앞둔 ‘남달라’ 박성현(26)은 어렵게 골프에 매달린 시절을 떠올렸다. 2년 연속 우승을 노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출전을 앞두고 있을 때였다.

박성현은 20일 대회 장소인 미국 미네소타주 채스카의 헤이즐틴 내셔널골프장(파72)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나섰다. 디펜딩 챔피언으로 다양한 질문이 쏟아진 가운데 그는 어릴 적 고단했던 골프 훈련 과정을 털어놓았다.

“9세 때 골프를 시작했는데 3년 정도는 3m 거리의 실내연습장에서만 공을 쳤어요. 그 당시 실제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한 건 너 댓 번 정도였으니까 1년에 한 번 한 셈이네요.”


박성현은 또 “늘 실내에서만 공을 치다보니까 필드에 나갈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한번은 라운드 전날 비가 온다는 소식을 접해 무척 화가 났다. 비가 오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까지 했는데. 다행히 비가 안 왔다”며 웃었다.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출전에 앞서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지난해 챔피언 박성현. PGA 제공

박성현은 넉넉하지 않던 가정 환경도 소개했다. “집안이 여유가 있는 편은 아니었다. 한국에선 그린피가 무척 비싸다. 필드 레슨을 받으려면 티칭 프로의 그린피까지 내줘야 했다. 솔직히 말해 필드에 자주 나가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마음고생이 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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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과정이 있었기에 성장할 수 있다는 의연함도 드러냈다. 박성현은 “돌이켜 보면 실내연습장에서 보낸 시간이 분명 나에게 큰 도움이 됐다. 스윙과 샷의 확실한 기본기를 다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 박성현 모습. 동아일보 DB

초등학교 2학년 때 골프와 처음 인연을 맺은 박성현은 2007년 골프를 계속하기 위해 서울 대청중에서 경북 구미 현일중으로 전학을 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었기에 중3때 같이 운동하던 1년 후배 남학생 아버지(티칭 프로)에게 무료로 레슨을 받기도 했다. 2010년 현일고 2학년 때 국가대표가 됐지만 갑작스럽게 드라이버 입스가 찾아와 광저우 아시아경기 출전에 실패했다. 2011년 프로 데뷔 후에도 부진에 허덕이더니 맹장수술과 교통사고까지 겹치는 악재에 허덕였다. 대회 중 한 홀에 OB가 3,4개 나고 버디를 노려야 될 파5홀에서 12타, 13타를 치는 일도 많았다.

그래도 박성현은 역경을 극복하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를 평정한 뒤 LPGA투어에서도 톱스타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최근 그는 주춤거리고 있다. 지난 5개 대회에서 톱10은 한번도 없었고 컷오프 한 번에 모두 중위권에 머물렀다. 시즌 초반 필리핀의 리조트 기업과 거액의 메인스폰서 계약을 한 데 이어 2월 HSBC 위민스 월드챔피언십 우승과 3월 KIA클래식 준우승 등 코스 안팎에서 풍성한 수확을 거둔 것과 대비된다.

4월 이후 침묵을 지키게 된 원인으로는 뒷심 부족이 지적된다. 지난 5개 대회 가운데 컷오프된 한 대회를 뺀 나머지 4개 대회 4라운드에서 60대 스코어를 기록한 적은 한 번 뿐이다.

지난해에는 이 대회에서 우승하기 직전에 컷오프 당한 뒤 대반전을 이뤄냈다. 과거에도 슬럼프 조짐이 보일 때면 큰 무대에서 짜릿한 우승 드라마를 연출했던 박성현이다.
KLPGA 투어 시절 고진영과 익살스러운 포즈를 취한 박성현. 동아일보 DB

박성현은 “고진영, 이정은 같은 후배들이 미국에 온 지 얼마 안됐는데 좋은 모습을 보이는 걸 보면 나 역시 나태해선 안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코스에 대해선 “페어웨이와 그린이 단단하다. 그린이 작은 편이라 세컨드 샷 공략이 어렵다. 그린을 잘 지켜야 한다. 파5홀도 길어서 투온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신중하게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자신감만큼은 잃지 않았다. “어려운 코스지만 어려운 코스에서 도전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경기를 잘 풀어보려 한다.”

초심을 떠올린 박성현은 남다른 결과를 맺을 수 있을까.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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